오늘은 팔을 자를 거야. 하지만 겁쟁이라서 오늘도 커터칼로 해. 자르기 좋은 곳을 찾으면 그곳을 긋는 거야. 한 줄 그어. 아무런 티가 안 나다가 피가 맺히면서 흘러. 피를 닦고, 또 그어. 전보단 피가 덜 나와. 또 닦고, 또 그어. 깊게 그어지면서 살이 벌어져. 피가 새어나와. 그럼 이젠 또 다른 곳을 찾는 거야. 서걱서걱. 서걱서걱. 팔 자르기.
엄마가 나보고 정신병자래 맞아 나 정신병자야 나 맨날 내 팔을 그어 맨날 나 자신이 죽길 기도해 내가 내 팔을 그으면서 아파하지만 아픔인지 행복인지 구분도 못할 때가 많아 맨날 손목과 어깨가 피로 물들 때까지 긋고 긋고 긋고 그어 근데 긋지 못하면 내가 정말 정신병자가 될 것 같아
오른팔은 왼팔을 싫어해. 그래서 왼팔을 때렸어. 오른팔은 왼팔을 증오해. 그래서 왼팔을 칼로 긁었어. 오른팔은 왼팔을 연민해. 그래서 왼팔을 치료해 줬어. 그래도 오른팔은 왼팔을 사랑해.
친구 집은 천만원짜리 티비 사던데 왜 우리 집에는 천만원보다 더 많은 빚이 있는 건지 친구 집은 명품 옷들만 줄줄이 사던데 왜 이제 나는 오천원짜리 옷 하나 사는 것도 두려운지 왜 이때까지 가난이라는 걸 직시하지 못하고 내멋대로 돈을 낭비했던 건지 왜 이제 와서야 내 상황을 알아버린 건지 국가에서 지원받는 걸 당연시 여겼던 이유는 무엇인지 왜 돈이 많으면 ...
지친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시시콜콜한 행위들? 아니면 별 같잖은 흑백의 존재들? 배울 것이 없는 삶의 배울 것을 알아가며 배울 것을 행해야 한다면 나는 그냥 회색이 될련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그냥 묻혀가며 사는 삶을 살련다
A야. 나의 습관적인 욕망이, 나의 감성적인 욕망이, 널 허물어 트릴 수 있니? A야, 너는 나의 상대성이야. 난 널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이야. A야. 너의 2차원에서 나의 3차원을 펼치고 싶어.
처음에 대한 의미부여. 처음이 있기에, 마지막도 있다. 마지막을 위해, 처음이 존재하니. 처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내 순수했던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겠지.
흑으로 가득찼던 나의 과거에 백색의 얇은 줄이 하나 떨어졌다. 그 줄을 밟았다. 아무리 밟고, 또 밟아도 백이었다. 얇은 줄을 따라갔다. 발자국은 남겨지지도 않은 채, 마치 원래 내 길인 것처럼 걸었다. 걷다 보니 나의 현재가 백이 되었다. 난 시간을 걷고 있었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생각하며 써내려 본 글.
당신도 누구에게는 사랑 당신도 누구에게는 증오 당신도 누구에게는 공포 당신도 누구에게는 질투 나의 감정인지, 남의 감정인지, 자각도 못하며 살아가는 삶의 대한 나의 의문.
너의 향기가 내 손안에 잡히고, 너의 시선이 내 손안에 잡히고, 너의 소리가 내 손안에 잡히면, 푸르고 아름다운 나비들이 내 주변을 맴돌며, 마치 너를 환영하는듯 움직여. 내 입술이 네 입술에 잠시 머물렀다는 걸 아는듯 움직여.
잘 생각해 봐라. 죽고 싶은지, 죽이고 싶은지. 우울이라는 껍데기 속에 갇힌 살의가 아닌지. 살의라는 껍데기 속에 갇힌 우울이 아닌지. 아, 뭘 하고 싶은지 알아도, 아무것도 못하는 거였구나. 우울인지 살의인지, 알아도 말이야.
틈을 안 줬잖아, 생각할 틈을. 틈을 안 줬잖아, 내가 숨쉴 틈을. 틈을 안 줬잖아, 이곳에 적응할 틈을. 이 좆같은 상황에 벗어날 틈을 달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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